Life of Epic · 글
에픽이가 왔던 날
에픽이가 처음 우리 집에 온 날을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합니다. 작은 이동 가방 속에서 나온 500그램짜리 보더팝 강아지는 세상이 너무 크고 낯설었는지, 한동안 제 품속을 떠나지 않으려 했습니다. 그때는 몰랐습니다. 이 작은 녀석이 앞으로 제 삶을 얼마나 크게 바꿔놓을지.
보더팝이라는 견종에 대해
보더팝(Border Pap)은 보더 콜리와 파피용의 교배종입니다. 두 견종 모두 지능 순위 상위권에 드는 총명한 견종이라, 보더팝 역시 매우 영리하고 훈련 반응이 뛰어납니다. 에픽이는 생후 8주 만에 "앉아"를 완벽히 배웠고, 3개월에는 "기다려"와 "와"를 구사했습니다.
소형견이지만 에너지는 대형견 못지않습니다. 하루에 최소 1시간은 활발하게 놀아주어야 하고, 정신적 자극이 부족하면 물건을 물어뜯거나 짖는 등 문제 행동을 보입니다. 퍼즐 피더와 노즈워크가 에픽이의 정신 건강에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첫 6개월: 사회화의 황금기
강아지의 사회화 창은 생후 3주에서 12주 사이로 알려져 있지만, 이 시기를 놓쳤더라도 꾸준한 노출이 중요합니다. 에픽이와 함께 매일 다른 환경에 노출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습니다.
다양한 사람들(어린이, 노인, 모자 쓴 사람, 안경 쓴 사람)과의 만남
다른 강아지와의 긍정적인 놀이 경험
도심의 소음(자동차, 오토바이, 공사 소음)에 대한 둔감화
동물병원, 미용실, 카페 등 다양한 장소 방문
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강아지가 무서워하는 것을 억지로 노출시키지 않는 것입니다. 에픽이가 처음 버스 소리에 놀랐을 때, 저는 억지로 다가가게 하지 않고 충분한 거리에서 간식과 함께 "이 소리는 안전해"를 가르쳤습니다.
식단 여정: 키블에서 동결건조로
처음에는 브리더가 추천한 키블을 급여했습니다. 그런데 6개월 무렵 에픽이의 눈물 자국이 심해지고, 발을 자주 핥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수의사와 상담 후 식품 민감성 가능성을 의심하여 단일 단백질 동결건조 식품으로 전환했습니다.
전환 후 2주가 지나자 눈물 자국이 눈에 띄게 줄었고, 발핥기 행동도 거의 사라졌습니다. 사료가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한번 실감한 경험이었습니다. 지금은 동결건조를 기본식으로, 주 2-3회 생식 토핑을 얹어 급여하고 있습니다.
1년을 돌아보며
에픽이와 함께한 첫 1년은 기쁨과 도전의 연속이었습니다. 새벽 3시 배변 실수, 소파 다리를 갉아먹은 사건, 산책 중 줄 당기기로 인한 팔 근육통... 하지만 이 모든 것이 지금은 소중한 기억입니다.
에픽이는 저에게 현재에 집중하는 법을 가르쳐주었습니다. 강아지와 함께라면 지나간 어제나 오지 않은 내일보다 지금 이 순간의 산책, 지금 이 순간의 놀이가 전부입니다. 앞으로 함께할 수많은 날들이 기대됩니다.